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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듯이'의 띄어쓰기 [전] 아내가 노끈에 빨래 널듯이 사진을 걸어 놓았다. [후] 아내가 노끈에 빨래 널 듯이 사진을 걸어 놓았다. '듯이'의 띄어쓰기는 형태로 구별할 수 있다. "잡아먹을 듯이"처럼 관형사형어미 '-는/-은/-을' 뒤에서는 의존명사이므로 띄어 쓰고, "구름에 달 가듯이"처럼 어간 뒤나 "말씀을 하셨듯이"처럼 선어말어미 '-시/-었/-겠' 뒤에서는 어미이므로 붙여 쓰면 된다. 그런데 "하늘을 날 듯이"에서 '듯이'는 '날(다)+듯이'로 보면 어미가 되고, '날(다)+ㄹ+듯이'로 보면 의존명사가 되므로 형태로 구별하기 어렵다. '날 듯이'와 비슷한 '널 듯이'도 마찬가지다. '날다'나 '널다'처럼 어간의 끝음절에 'ㄹ'이 있으면 이렇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어미 '듯이'가 "뒤 절의 내용이 앞 절의 내용과 거.. 2022. 2. 24.
꽃지방(marbling) 개인적으로 순화어 사용의 필요성을 외치고 있지만 종종 억지스러운 순화어를 마주할 때마다 당혹스럽다. 마블링(marbling)의 순화어 '결지방'이 그렇다. 이 말은 특히 축산농가의 반발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마블링'이라는 말의 가치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그저 말만 들어도 입안에 침이 고이도록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사정이 이렇다보니 '마블링'을 그냥 쓰도록 두는 것도 좋을 듯하다. 다만 설렁탕을 만들 때 고기를 삶아 내고 아직 물을 타지 않은 진한 국물을 가리켜 '꽃국물' 또는 '꽃물'이라고 하고, 한창 젊은 나이를 '꽃나이' 또는 '꽃띠', 소주를 고아서 맨 먼저 받은 진한 소주를 '꽃소주', 깊이 든 잠이나 갓 결혼한 신랑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 자는 잠을 '꽃잠'이라.. 2021. 8. 6.
Petrissa Solja 탁구 신동이라고 불리는 신유빈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도쿄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 8강전 중계방송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전지희 선수와 맞대결을 펼친 독일의 탁구선수 이름이 KBS와 SBS에서는 ‘솔자’로, MBC에서는 ‘솔야’로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솔자’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한국과 어떤 인연이 있는 선수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결국 실수로 드러났다. 흔히 올림픽처럼 세계적인 대회를 개최할 때 국립국어원이 외국인 선수 이름을 로마자 표기법에 따라 어떻게 적어야 하는지 통일안을 마련하여 방송사에 제공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작업을 하지 않았는지 ‘Solja’를 ‘솔랴’라고 적지 않고, ‘솔자’ 또는 ‘솔야’로 적은 것이다. 자, 그렇다면 외국인의 이름을 로마자 표기법에 따라 최대한 바르게 적.. 2021. 8. 3.